치매 진단 (조기진단, 아밀로이드PET, 경도인지장애)

 65세 이상 노인 네 명 중 한 명이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다는 통계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바로 그 네 명 중 한 명이었으니까요. 치매 진단 기술은 지난 15년 사이 완전히 달라졌고, 그 변화가 어머니의 치료 방향을 바꿔놓았습니다.

치매 치료의 진화


## 신경인지 기능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PET까지


2018년, 어머니가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익숙한 골목에서 길을 잃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사용한 도구는 신경인지 기능 검사와 MRI였습니다. 신경인지 기능 검사란 기억력, 언어능력, 집중력 등을 표준화된 문항으로 측정해 인지 저하 정도를 수치화하는 검사입니다. 당시로서는 합당한 방식이었지만, 어머니가 왜 이렇게 됐는지, 어떤 유형의 치매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진단명은 '경도인지장애'였고, 저는 그게 얼마나 심각한 신호인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경도인지장애란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 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 단계를 그냥 지나치면 약 4~8년 안에 거의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45%는 3년 이내에 치매로 전환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2022년에 어머니께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권유받았습니다. 아밀로이드 PET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기법을 이용해 뇌 속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쉽게 말해, 뇌에 알츠하이머병의 씨앗이 심어져 있는지 생전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17년 이전에는 알츠하이머병을 사후 부검으로만 확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기술이 얼마나 큰 전환점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습니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이미 상당히 축적되어 있었고, 진단명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로 바뀌었습니다. 15년 전이라면 단순히 '노인성 치매'로 뭉뚱그려졌을 상황에서, 이제는 원인 병리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진단 방식의 변화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환자 가족 입장에서 치료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일임을 느꼈습니다.


## 혈관성 치매 위험과 생활습관 관리


알츠하이머 치매라는 확진을 받고 나서 의사에게 들은 말 중 하나가 "어머니께서는 혈관 위험 인자도 함께 관리하셔야 합니다"였습니다. 처음에는 왜 혈압이나 당뇨 이야기가 치매 치료에 나오는지 의아했는데, 공부하면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순수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혼합된 환자가 더 많다고 합니다. 혈관성 치매란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치매를 말합니다. 뇌의 미세 혈관이 반복적으로 막히거나 뇌경색이 기억 담당 부위에 발생하면 인지 기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같은 혈관 위험 인자들이 이 과정을 촉진합니다.


어머니의 혈관 위험 인자를 관리하면서 저도 덩달아 생활이 바뀌었습니다. 지금 저희 가족이 실천하고 있는 관리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혈압·당뇨 수치 주기적 모니터링 및 약물 치료 병행

- 매일 40분 이상 빠르게 걷기 (날씨와 관계없이 유지)

- 마인드 다이어트 식단 적용: 통곡물, 콩류, 생선, 올리브유 중심

- 뇌 훈련 앱을 이용한 인지 자극 활동


마인드 다이어트란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예방을 위한 DASH 다이어트를 결합한 식이 요법으로, 뇌 건강에 특화된 식단입니다. 실제로 이 식단을 꾸준히 따른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최대 53%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생활습관 교정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반면, "이미 진단받은 뒤에는 의미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그 두 번째 시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최근 어머니 검사에서 인지 저하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졌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완치가 아니라 진행을 늦추는 것만으로도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논란과 앞으로의 방향


치매 치료제 개발에 관해서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한때 아두카누마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아두카누마는 뇌 속의 베타 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로, 2021년 미국 FDA로부터 세계 최초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 자체를 없애겠다는 접근은 분명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임상 현장의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습니다. 아두카누마를 "획기적인 치료제"로 소개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좀 더 신중하게 보는 편입니다. 실제로 이 약물은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를 낮추는 데는 효과가 있었으나, 인지 기능 자체가 얼마나 개선됐는지에 대해서는 임상 데이터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이라는 부작용, 즉 뇌부종이나 미세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습니다. 연간 치료 비용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한다는 점도 현실적인 장벽입니다.


ARIA란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 투여 후 MRI에서 관찰되는 뇌 내 이상 소견으로, 무증상인 경우도 있지만 심하면 두통, 혼돈, 시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치료제 하나에 모든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관리라는 복합적 전략이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향후 5년 내에 새로운 항아밀로이드 계열 치료제가 추가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타우 단백질 변성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연구도 활발합니다. 타우 단백질이란 정상적으로는 신경 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인데, 알츠하이머병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변성되어 신경섬유 엉킴을 형성하고 신경 세포를 손상시킵니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함께 알츠하이머병의 두 가지 핵심 병리 기전으로 꼽히는 이 부분에 대한 치료제가 실용화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발견하고, 혈관 위험 인자를 철저히 관리하며,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치료제가 발전하더라도 이 세 가지는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기도 합니다. 65세 이상 가족이 있으시다면,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초기 선별 검사를 미루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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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0NexWugg5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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